잘나가는 중구 트리축제, 해운대가 슬쩍?(사무국)

– 중구, 축제 구역 확대로 차별화

‘빛 축제의 원조’ 부산 중구가 바싹 긴장하고 있다. 올겨울 해운대구가 ‘해운대라꼬 빛축제'(빛축제)의 덩치를 키우자 야심 차게 이어온 ‘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트리축제)가 빛을 보지 못할까 봐 걱정해서다. 해운대구가 성공한 겨울 축제로 자리 잡은 중구 축제를 슬그머니 베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해운대구는 1일 오후 해운대해수욕장 앞 이벤트광장에 16m 높이의 크리스마스트리에 불을 밝히고 제2회 빛축제에 들어갔다. 해운대시장과 구남로 등 5개 구역 인도에 형형색색의 조명을 점등해 내년 2월 말까지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300만 명 수준이던 관광객이 올해에는 1000만 명까지 늘지 않겠느냐”며 기대했다.

지난해 1회 축제는 소규모로 열렸다. 조명 길의 총연장이 700m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240m로 확장됐다. 1회 때는 없던 16m 초대형 트리도 수영로교회의 예산 지원(8800만 원)을 받아 설치했다.

빛축제의 상징물인 트리 크기에서 중구는 위협을 받고 있다. 광복동 메인광장에 설치된 17m의 트리와 1m밖에 차이가 안 난다. 또 해운대구 트리는 보는 것만 가능한 중구 것과는 달리 내부에 들어가서 화려한 조명을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해운대구 조명 길은 중구의 1160m보다 더 길다. 축제 기간도 해운대구가 배 이상 길다. 중구는 내년 초까지 37일간 행사를 여는 데 비해 해운대구는 내년 2월 말까지 91일간 조명을 밝힌다.

이에 따라 중구는 차별화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구 김광동 문화관광과장은 “광복로에 그쳤던 축제 구역을 용두산공원까지 확장하는 방안과 부산타워를 트리로 장식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중구 측은 침체한 원도심 활성화의 킬러콘텐츠로 작용하던 트리축제가 복병을 만나 축소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 중구가 지난해 세계축제협회의 피너클어워드에서 금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트리축제는 올해로 7회째다.

해운대구가 잘나가는 다른 구의 정책을 그대로 베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수억 원대 혈세로 특색 없는 빛축제보다는 해운대 특유의 역사성을 살리는 겨울 축제를 기획하는 것이 먼저”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해운대구 정희만 경제진흥과장은 “중구는 크리스마스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우리는 겨울철 텅텅 비는 해수욕장을 활성화하려고 2월 말까지 ‘겨울 바다’를 형상화한 트리와 빛 조명을 장식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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